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노천명(1953)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버리는 마을 놋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짖고 나는 여왕보다 행복하겠소 시인 노천명의 말기 작품이다.노천명은 일제 때는 친일, 인공 치하에는 문학가동맹 가담으로 좌, 우 양쪽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그런 시인이다. 해방 공간에서는 가장 친했던 이화여전 선배 김수임이 사형 선고를 받아 50년 6월 27일 정부의 후퇴와 동시에 사살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고..
사실 우리 세대 (80년대 말 이후 세대) 는 '장애인' 을 '애자' 라는 욕으로 사용했다. 내가 그 말을 최초로 들은 것은 초등학교 4학년때로 기억하는데, 꽤나 이상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그런데 아무도 그 단어 사용에 대해 옳다 그르다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 그들이 대학에 왔으니까 그런 짓을 하는 거지. 이건 결코 그들이 특히 생각없다거나, 제정신이 아닌 놈들이라 일어난 일이 아니다. 그들은 그냥 계속 즐겁게 해오던 대로 하던 걸 계속했을 뿐이다. 누구 말대로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그게 잘못된 것이라 말해 준 적이 없기 때문에.
스무살 때는 몇달동안 농성장에서 살며 하루종일 데모만 한 적도 있었고, 수원, 천안, 아산 남양주 등등 지하철이 통하는 데면 어디나 다 연대하러 다니고 데모하러 다녔다. 그러면서 가투(가두투쟁), 폭투(폭력투쟁), 농성, 연좌, 노숙, 기자회견, 회의, 세미나... 별걸 다 했다. 새벽 네시부터 데모하기 시작해서 핫식스 먹고 다음날 오전까지 계속 한 적도 있었고, 늦가을에 며칠을 침낭 하나만 가지고 노숙해서 편도선염 때문에 열흘동안 방에서 한 발짝도 못 나간 적도 있었다. 무슨 고생을 사서 하나 싶은데, 그때는 다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니까 즐거웠다. 그러면서 못 볼 꼴도 참 많이 봤다. 학교 교직원들이 학생들을 개 패듯이 두드려 패는 것도 봤고, 건설회사가 고용한 용역깡패들이 새벽에 소화기 뿌리며..
베르나르도 베스톨루치 감독의 영화 '몽상가들' 을 봤다. 때는 68혁명의 열기가 타오르는 프랑스 빠리, 주인공이 만나게 되는 쌍둥이들은 영화광(씨네필) 들로써 그들이 구축해놓은 세계 속 - 그들이 연기하는 여러 영화들의 오마쥬들로 구성된- 에서 살아간다. 그 세계 속에 주인공이 난입하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주인공은 그 세계의 일원이 된다. 쌍둥이들이 서로 알몸인 상태에서 동침하는 것, 성적인 행위를 통해 '놀이' 를 하는 것 등은 그들이 아직까지도 유아기적 심리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였음을 의미한다. 주인공의 등장과 함께 그들의 세계에도 균열이 시작된다. 그 시작은 주인공과 이자벨(쌍둥이 중 여자) 의 성관계 중에 이자벨의 질주름(처녀막)의 균열이다. 이것이 촉매가 되어 주인공과 이자벨은 연인 관계로..
저녁을 먹고 세미나 발제 준비를 하는데 동생의 목소리가 들렸다. - 세상에 내가 어렸을 때 억울한 기억 하면 그게 계속 떠올라 아주 내가 나중에 그 여자 길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그냥 아오... 동생은 자기가 어렸을 때 어떤 이상한 아줌마한테서 당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의 말투와 이야기가 웃겨서 나는 방에서 혼자 웃는다. 흐 헤 헤 헤 헤 - 너는 왜 그렇게 웃니 웃는게 그게 뭐냐. 엄마가 트집을 잡는다. 나는 대답하지 않는다. 굳이 대답해봤자 말만 길어지고 피곤할게 뻔하다. 나는 그들의 대화에서 신경을 끄고 만년필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하 하 하 하 하 그들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팔짝팔짝 뛰며 웃는다. 방바닥의 진동이 여기까지 전해진다. 나는 만년필로 종이를 긁다가 이것저것 적기 시작한다. 오로라..
비논리를 애써 논리로 포장할 생각은 없다. 다만 게임의 규칙이 없다고 비논리를 비논리로 받지는 말자.
친구를 머릿속에서 연적으로 상정하고 머릿속에서 그 친구들에게 자격지심을 느끼는 것이 나의 삶.
몸은 기억하고 있다.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는 이렇게 말했다. '그것이 설령 적대 세력에 의해 뒤틀렸다고 하더라도, 노동계급의 모든 성과를 방어하는 것은 혁명가들의 임무이다. 기존의 성과를 방어하지 못하는 자들은 미래의 성과도 얻어낼 수 없을 것이다' (Leon Trotsky, In Defense of Marxism, 1942) 그리고 북조선 국가를 '노동계급의 성과' 로 간주하는 좌파 부류들(IBT 등)은 계속해서 이 말을 근거로 '북조선은 관료계급이 지배하고 있는 노동자 국가(쏘련 탱크가 노동자 혁명입니까?!) 이므로, 관료계급을 타도하고 혁명적 재통일을 이루자' 고 말한다. 여기서 우리는 생각해보아야 한다. 과연 북조선은 '노동계급의 성과' 인가? 만일 한반도 현대사에 대한 일말의 지식이라도 있다면, 그렇게 말할 수는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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