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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7일에 작성)
한국 땅에 돌아와 보니
호시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고도성장과 안개같은 불안한 평화, 거기서 자라는 흔들리는 청년들의 시대. 하루키가 그의 소설에서 그렸던 고도성장 막바지의 청년문화, 세계는 생각보다 여기와 다르지 않았다.
아무도 릴케를 읽으며 도시를 거닐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어느 도시나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어디에서나 사람들은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죽음이라는 종착지를 잊기 위해 소비에 몰두할 뿐.
20세기 초 불안한 청년들은 혁명을 했지만 21세기 초는 혁명보다는 느리게 오는 멸망이 더욱 어울리는 시대다. 세상은 거지꼴의 80%와 나머지로 양분되어 천천히 멸망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문학을 읽고 파이프를 문 채 살아갈 것이다.(돈이 생기면 가끔은 시가를 피울 수도 있겠지) 만일 그것이 우리 시대가 더 이상 원하지 않는 무언가라고 할 지라도 우리는 멸망을 받아들이며 천천히 걸어간다.
인간의 고결함은 피할 수 없는 멸망을 받아들이고 그를 직시하는 것에서 나온다.
한 시대가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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